윤수영 변호사 입니다.

질문자님께서는 미 시민권자 배우자와 한국에서 협의이혼을 진행할 수 있는지, 가능하다면 절차와 유의점을 알고자 하시는 것으로 이해합니다. 낯선 제도와 국경을 넘는 절차가 겹쳐 막막하실 텐데, 질문자님의 현실적 제약과 최선의 결과를 함께 고려해 법적으로 가능한 경로를 정확하고 안전하게 안내드리겠습니다.

협의이혼은 양 당사자가 가정법원에 직접 출석해 확인을 받아야만 성립됩니다. 대리인 출석이나 위임장은 허용되지 않으므로, 미 시민권자인 배우자가 한국 가정법원에 반드시 직접 출석해야 합니다. 부부가 한국에 생활근거를 두었거나 혼인관계가 한국에 실질적 관련성이 있으면 한국 법원의 국제재판관할이 인정되고, 국제사법에 따라 한국법을 준거법으로 적용해 협의이혼을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반대로 배우자가 한국 방문이나 출석이 불가능하다면 협의이혼은 사용할 수 없어 재판상이혼으로 전환하거나, 미국에서 이혼판결을 먼저 받고 그 판결의 한국 내 효력을 인정받아 호적정리를 하는 방식으로 우회하셔야 합니다.

한국에서 협의이혼을 진행하려면 두 분이 함께 관할 가정법원을 방문해 협의이혼 의사확인을 신청합니다. 미성년 자녀가 있으면 양육권과 면접교섭, 양육비 합의서를 구체적으로 준비해 제출해야 하며, 법원은 자녀의 복리를 기준으로 합의 내용을 심사합니다. 자녀가 있으면 3개월, 없으면 1개월의 숙려기간이 부여되고, 기간 경과 후 재출석하여 확인을 받습니다. 확인서 정본을 교부받은 날부터 3개월 이내에 관할 구청·읍면사무소에 이혼신고를 해야만 협의이혼의 효력이 확정됩니다. 이 기한을 넘기면 효력이 상실되어 처음부터 다시 진행해야 합니다.

서류는 한국인 배우자의 기본증명서, 가족관계증명서, 혼인관계증명서, 신분증이 필요하고, 외국인 배우자는 여권 원본과 혼인 사실을 증명할 서류를 준비합니다. 외국어 서류는 한글 번역본과 번역문에 대한 번역자 확인을 붙이고, 원본 서류에는 아포스티유 또는 영사확인을 받아 진정성을 갖추어야 추후 분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외국인 배우자가 한국어로 의사표시를 정확히 하지 못하면 법정 통역을 배치해야 하며, 통역인은 친족이 아닌 제3자가 적절합니다.

재산분할과 위자료는 협의이혼 심판의 필수 항목이 아니라 별개입니다. 재산·채무 내역, 분할방식, 지급기한, 위자료 및 손해배상 여부 등을 담은 민사상 화해계약서를 협의이혼과 동시에 작성·제출하면, 분쟁 재발을 막고 강제집행력을 확보하기 위해 가사조정 또는 공증(집행력 있는 공정증서) 방식으로 보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를 빠뜨리면 이혼 성립 후 다시 다툼이 발생해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미 시민권자와의 이혼이 미국에서 효력을 가질지도 실무상 중요합니다. 한국에서 협의이혼 확인을 받아 이혼신고가 종결되면, 확인서 정본의 공증과 아포스티유를 받아 해당 배우자의 거주 주(State) 기관에 제출해 이혼사실을 등록·인정받는 절차를 밟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대부분의 주는 적법 절차와 관할이 확보된 한국의 이혼을 상호주의에 따라 인정하지만, 주별 요구 서류가 다를 수 있으므로 아포스티유, 번역, 확인서 정본을 충분히 확보해 두는 것이 분쟁 예방에 유리합니다.

배우자가 한국 출석이 어려워 협의이혼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두 가지 대안을 검토합니다. 첫째, 한국 가정법원에 재판상이혼을 제기하고, 상대방이 해외에 있으면 헤이그 송달협약 또는 민사소송법상 공시송달·재외송달 절차로 소장을 적법 송달해 판결을 받습니다. 판결이 확정되면 한국에서 당연히 효력이 발생하고, 미국 내 인정도 상대적으로 수월합니다. 둘째, 미국에서 이혼판결을 먼저 받은 뒤, 그 판결문과 확정증명, 아포스티유·번역을 갖추어 한국 법원에서 외국재판의 승인 요건을 충족시키고, 그에 기초해 한국 가족관계등록부에 이혼을 반영합니다. 상대방의 방어권 보장, 관할의 정당성, 한국 공서양속 불충돌 요건을 갖추는 것이 핵심입니다.

미성년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아동의 상호국 이동을 수반하는 면접교섭 이행 장치를 분명히 해야 합니다. 국외 면접교섭의 일정·장소·여권 보관·항공료 분담·온라인 면접교섭 보조수단 등을 합의서에 명확히 하고, 장래 불이행을 대비해 간접강제 조항을 포함시키면 실효성이 높아집니다. 또한 일방의 국외 이주 또는 장기 체류 계획이 있다면, 미리 국제아동탈취방지협약과 출국동의 요건을 반영한 규정을 합의서에 넣어 추후 분쟁을 예방하는 것이 좋습니다.

체류자격과 신분도 고려해야 합니다. 혼인에 기초한 체류자격이 있는 경우 이혼 확정 후 체류자격 변경 또는 연장 요건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이혼 확정서류의 발급 시점과 출입국관리 절차의 기한을 조율해 불이익을 막아야 합니다. 재산분할금과 양육비의 해외 송금 가능성, 송금 수단과 지연이자 규정도 합의에 포함하면 강제집행과 환치 문제를 줄일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두 분이 한국 법원에 동시 출석이 가능하고 자녀·재산에 관한 합의를 구체화할 수 있다면 한국 협의이혼이 가장 신속하고 비용 효율적입니다. 출석이 불가능하다면 재판상이혼으로의 전환 또는 미국판결 선취 후 한국 승인이라는 대안을 선택하되, 각 경로별로 송달·번역·아포스티유와 집행가능성, 미국 내 인정 절차를 초기에 설계하는 것이 승패를 가릅니다.

힘겨운 결단 앞에서 마음이 많이 무거우실 것입니다. 낯선 절차와 서류 준비 하나하나가 버겁게 느껴지실 수 있으나, 지금처럼 차분히 각 단계의 법적 요건을 정확히 밟아가시면 불확실성은 충분히 통제할 수 있습니다. 질문자님께서는 이미 가장 중요한 첫걸음을 내딛으셨습니다. 법은 절차를 지키는 이에게 분명한 길을 열어줍니다. 스스로를 탓하지 마시고, 필요한 선택을 주저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저는 질문자님의 평온한 일상 회복과 자녀가 있다면 그 아이의 안정된 내일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온전히 질문자님의 편에 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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