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헤어진지 2년 반 다 되어가는데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고 다른 사람을 만나기도 힘들어요..19살 때 만나서 스무살 대학 입학과 동시에 헤어지게 된 첫사랑이 있어요. 상대방도 제가 첫사랑이에요. 헤어질 때도 안 좋게 헤어진 건 아니에요. 저는 상대방이랑 계속 만나고 싶은 마음이 컸고, 상대방은 연애 자체가 자기 성격이랑 안 맞고 부담스럽다며 저 자체는 너무 좋은 사람이라 친구 사이로 남고 싶다고 그랬었어요. 물론 현실은 그럴 수 없다는 걸 둘 다 깨달았죠.저는 1년 정도 정말로 많이 힘들어했어요. 대학 올라가서 연애 막 시작한 친구들도 많았고 제 주변에서 헤어지고 힘든 사람은 저 밖에 없어서 더 외로웠던 것 같아요. 잘 잊혀지지 않는 특별한 이유가 있긴 해요. 뭐 말로 설명한다고 잘 와닿지는 않지만 저랑 상대방이 사소한 점 하나까지 다 닮았었기 때문에 일상으로 돌아온다고 해도 상대방 생각이 안 날 수가 없었죠. 뭐 시간이 지나도 가끔 생각이 나긴 해요. 예전처럼 힘들진 않지만 아직도 뭔가 허전한 기분은 들어요.작년 이맘때 쯤에 연락을 했었어요. 상대방이 저를 많이 반가워했어요. 서로 성격이 많이 바뀌었어요. 상대방은 저의 좋은 점을 많이 배웠다고 그랬고 헤어진 이후로 지금까지 제 영향이 가장 컸다고 그랬어요. 이 말을 들었을 때 되게 뿌듯하면서도 뭔가 모를.. 불편한 감정도 느껴졌어요. 상대방은 저랑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은 없다고 그랬거든요. 그게 헤어진 이유나 성격차이 때문인 그런 건 아니고.. 원래는 연애라는 거에 관심 하나도 없이 살던 애가 저 덕분에 연애 감정은 생겼지만 지금은 아직 철이 덜 들어서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대요. 저랑 헤어지고 몇달 후에 다른 사람 만났다고 하더라고요. 아무튼.. 저만 마음이 남았어요.원래는 상대방이 앞으로 더 연락하지 않는 게 제가 상처받지 않는 거라고 그랬었지만 무시하고 제가 연락을 했었어요. 옛날에도 그렇고 지금도 상대방은 제게 상처주는 걸 정말 많이 미안해해요. 그래서 단호하게 보이는 거에요. 이후에 제가 계속 연락을 하니까 초반엔 일부러 대충 답하더니 점점 말 많아지고 마음을 여는 것 같았어요. 며칠 지나니까 자기 얘기도 정말 많이하고 옛날 느낌이 많이 났었어요. 한 3달 정도?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매일 연락을 주고 받았고 저는 최대한 상처 받지 않으려고 희망 자체를 가지지 않으려 노력했고 서로 다른 사람이 생기기 전까지만 연락하기로 약속했었어요.제가 많이 흔들렸어요. 상대방도 저를 두고 고민하는 것 같았어요. 말과 행동이 다른 모습이 딱 사귈 때 자기 감정에 확신하지 못하면 나오는 모습과 같았거든요. 이 당시에 제가 힘든 일이 정말 많았어요. 그냥 정말 말도 안 될 정도로 억울한 일들이 몰아 닥칠 시기였어요. 머리가 깨질정도로 아팠는데도 상대방이랑 연락하다 보니 금방 기분이 풀리더라고요. 상대방이 혼자 신나서 떠드는 거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제가 힘든 걸 얘기하지 않아도 기분이 풀리는 건 상대방 밖에 없었는데 그때 그 기분이 그대로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정말 놓치면 안 되겠구나 이생각을 계속 했던 것 같아요. 잘 연락을 주고 받다가 갑자기 어느날 연락이 뚝 끊겼어요. 아무 말도 없이 갑자기 제 연락을 안 보기 시작했어요. 나중에 보니까 읽긴 했던데 답장은 없었고요. 결국엔 상처를 받을 수 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애초에 상대방은 단호했던 거구요...거의 반년 정도 지나고 저번주에 연락을 했었어요. 끝까지 무시하길래 맘 정리 아직 못했다고 말하니까 그제서야 상대방은 만나는 사람이 있다고 했어요. 그래서 저를 무시했나 봐요. 차라리 말이라도 해줬으면.. 상대방은 다른 사람 생겼다고 말하는 것 보다 그냥 침묵하는 게 제가 상처를 덜 받을 거라 생각을 했을까요.. 헤어지고 나서부터 제게 미안한 마음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만 알아요. 뭐 정확히 어느정도인진 모르겠지만.. 작년에 연락했을 때 상대방이 저보고 연락이 올 거라 예상 했대요. 물론 더 일찍 연락이 왔다면 만나는 사람이 있었으니 안 받아줬을 거라 하지만 이렇게 늦게 올 줄은 몰랐다네요. 연애할 때 제 진심을 너무나도 잘 알던 상대방이었으니 오래 잊지 못할 거라 어느정도 예상은 했나 봐요. 헤어질 때도 제가 오래 힘들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었는데 결국은 그러지 못했네요.상대방도 제게 말한 적이 있고 많은 사람들이 저를 좋아해주는 사람을 만나라고 하잖아요. 저도 그러고 싶은데 아직 연애할 준비가 안 된 것 같아요. 자랑은 아니고 제가 얼굴이 안 되는 건 아니에요. 대학 올라와서 연애할 기회가 꽤 있었고 주변에서 과팅도 나가라고 해줬었는데 솔직히 그땐 과팅이고 뭐고 나갈 생각 조차도 없던 시기이고 한 1년 정도 지나니까 그래도 저 좋아해주는 사람은 조금씩 눈에 들어오긴 했어요. 그래도 막상 만나려고 하니 아직은 아닌 것 같아서 연애 안 했어요. 상대방한테 이 얘기도 들려주니까 좀 다르게 들렸나 봐요. 헤어지면 어짜피 남인데 왜 연애 안했냐면서 ㅋㅋ 뭐 눈치 보여서 저말을 한 건지.. 암튼 저도 저 좋아해주는 사람 만나고는 싶지만 지금 상태로 만나는 건 양심에도 찔리고 무엇보다 만나는 상대에게 상처주고 저도 상처 받을 것 같더라고요.그래도 상대방에게 하고싶은 말을 하고나니 마음은 좀 나아졌어요. 만나는 사람 있는데 말한 건 좀 미안하지만 그래도 저는 제 마음을 정리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최선이었어요. 저는 한 번도 상대방에게 안 좋은 말을 해본적도 없고 할 수도 없는 성격이라서.. 언젠간 내 진심을 알아주겠지 라는 마음으로.. 지금 만나는 사람이랑은 오래가고 잘 지냈으면 좋겠다고 말해줬어요. 되게 밉지만 그래도 못지내는 모습보단 잘 지내는 모습을 상상했을 때 더 마음이 편해서 그랬어요. 이날 좀 우울한 상태로 우연하게도 저 좋아해주는 사람이랑 약속있던 날이라 나갔어요. 나름 마음 비우고 조금 더 내가 적극적으로 나가봐야지 생각은 했지만 하.. 막상 자리에 있는 내도록 마음이 불편하고 집 가는 길에는 너무 서러워서 울었어요. 정말 아직 다른 사람 만날 준비는 안 되었나 봐요.잊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 줄은 알았지만 아직도 그대로일 줄은 몰랐어요. 차라리 연락하고 지낼 때가 훨씬 마음이 편했어요. 도대체 어떻게 해야 잊을 수 있는 건가요ㅠㅠ 이 감정에 너무 지쳐서 이젠 좀 벗어나고 싶어요.